톱스타의 매니저들, 이제 이런 일도 합니다

10여년 전만해도 매니지먼트에서 부가 수입을 올릴 수 있는 방법은 스타의 화보집이나, 스타를 이용한 캐릭터 상품들 또는 팬미팅이나 콘서트 등이 대부분이었다. 또한 스타가 출연한 드라마 촬영장을 도는 정도의 관광 상품으로 매니지먼트 이외에 부가수입을 올렸다.

최근 매니지먼트 업계에서는 스타를 활용한 1차원적인 사업 외에 다양한 부가사업을 벌이며 발전과 도약을 도모하고 있어 시선을 끌고 있다.

① 매니저 사관학교

판타지오 나병준 대표ⓒ 이정민

하정우·염정아·주진모·조윤희·정경호 등이 소속된 판타지오는 지난 3월 4일 국내 최초로 ‘매니저 사관학교’를 개관해 한 달 동안 매니저가 되기를 꿈꾸는 이들을 향해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제공했다.

판타지오 나병준 대표는 <오마이스타>와의 인터뷰에서 “어릴 때부터 쭉 매니저라는 일을 했는데, 이쪽 직업의 자존감이 다른 직업에 비해서 애매한 것 같다는 생각을 늘 했었다”라며 “왜 그런가 봤더니 저희 스스로 준비가 부족하고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후배들에게 체계화된 시스템을 통해 매니저가 되기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하는지 알려주고 싶었고 그 과정을 통해 이 직업의 자존감도 더불어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 실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올해 처음 실시한 ‘매니저 사관학교’에는 총 10명의 지원자가 있었으며, 총 6명의 수료생을 배출했다. 이들은 매니저 및 마케팅 직원으로 판타지오 내에 근무를 하고 있어 취업으로도 연결시키는 역할을 했다.

나병준 대표는 “매니저 사관학교를 진행했는데, 배움에 대한 의욕과 이 직업에 대한 열정이 있는 친구들이 많았다”라며 “앞으로 매니저 사관학교의 커리큘럼을 더욱 개발해 장기 과정으로 확대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② 드라마·영화·연극 제작   

광해, 왕이 된 남자 배수빈과 김도현의 포토타임

연극 <광해> 주연배우 배수빈과 김도현.ⓒ 박정환

판타지오는 영화 <도가니>와 <김종욱 찾기>를 공동제작 한 바 있고, 키이스트와 JYP는 드라마 <드림하이>를 공동으로 제작했다. 이렇게 최근 들어 드라마와 영화의 제작에 뛰어드는 매니지먼트사가 늘고 있다. 이 가운데 연극 제작으로 부가사업에 뛰어들기 시작한 회사가 있으니 바로 이병헌·한가인·한채영·진구 등이 소속된 BH엔터테인먼트이다. BH는 올해 1호 제작 작품으로 영화를 원작으로 한 연극 <광해 왕이 된 남자>를 내놓았다.

BH엔터테인먼트의 손석우 대표는 “영국의 웨스트엔드나 뉴욕의 브로드웨이 같이 우리나라도 뮤지컬과 연극의 시장 규모가 커질 것”이라며 “대학로라는 한 공간을 통해서 공연 문화가 조성돼 있다. 지금은 연극 시장의 규모가 작지만 앞으로 더욱 성황기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손석우 대표는 “<광해>라는 천만 관객이 인정한 짜임 있는 콘텐츠를 놓고 원소스멀티유즈를 집중적으로 하려고 했다”라며 “<광해>의 캐릭터 사업은 물론 구성이 탄탄하고 검증이 된 <광해>를 연극으로 만드는 것도 분명히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광해>를 6년간 연극화할 수 있는 판권을 샀고, 내년에 시즌2도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류스타 이병헌의 매니저로 10년 동안 달려온 손석우 대표는 최근 한국 공연에 대한 아시아권 팬들의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일본 롯본기에 한국의 뮤지컬을 전용으로 상영하는 전용관도 생겨났다”라며 “한국에 올 때 자신이 좋아하는 스타들의 공연을 챙겨보는 관객도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석우 대표는 앞으로 연극과 뮤지컬 등의 공연쪽 문화콘텐츠를 더욱 발굴해 선보이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③ 숙박업

나는 매니저다 5일 오후 서울 옥수동 심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심정운 대표가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가졌다. 심대표가 CI와 소속 배우들 사진 앞에서 밝게 웃고 있다.

서울 옥수동 심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심정운 대표ⓒ 이정민

주원·엄태웅·엄정화 등이 소속된 심엔터테인먼트는 2011년부터 숙박업을 시작해 업계에서 많은 화제를 모았다. 제작 등으로 매니지먼트의 저변을 넓히는 것이 아닌 리조트 운영은 처음이었던 것.

심정운 대표는 “모닝캄 빌리지를 세운 것은 처음부터 돈의 목적이 아니었다”라며 “제 개인적으로도, 직원들도 여행을 좋아해서 모닝캄 빌리지에서 가족 단위로 시간을 보내기 위해, 우리끼리 재미있고 건전하게 놀기 위해 기획한 부분이 컸다”고 밝혔다.

이렇게 2011년 7월 문을 연 모닝캄 빌리지는 일반 고객들뿐만 아니라 소속 배우와 그 배우의 가족까지 함께 초청해서 훈훈한 시간을 자주 갖고 있다. 또한 타 회사에서도 배우들의 팬미팅 및 매체와의 인터뷰를 진행하는 장소로 문의를 많이 하며 찾아오고 있다고.

심정운 대표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모닝캄 빌리지를 확대해 나갈 계획을 갖고 있었다. 심 대표는 “원래 전국에 8곳에 모닝캄을 세우려고 계획을 했었는데 이곳에 시간을 많이 뺏길 것 같아서 차근차근 진행을 하려고 한다”라며 “우선 포천에 2호점을 세울 예정이고, 해외로는 베트남에 우선 세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 매니지먼트의 부가사업 문제는 없나 

나는 매니저다 판타지오 나병준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역삼동 판타지오 사무실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판타지오 나병준 대표가 19일 오후 서울 역삼동 판타지오 사무실에서 오마이스타와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정민

메이저 매니지먼트 회사에서 제작 및 여타의 부가사업에 공격적으로 뛰어 들면서 기존의 제작사 및 이미 비슷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회사에서는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것도 사실이다.

한 소형 매니지먼트 한 관계자는 “큰 회사들이 제작을 하면서 부가 사업을 창출하겠다는 것에 뭐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들이 제작하고 그들의 소속 배우들로만 캐스팅을 해서 작품을 내놓는 것이 공정한 경쟁인지 의문스럽다”며 “제작을 하더라도 자기 소속 배우들만 모두 포진해 있는 것은 좋은 구조는 아니라고 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손석우 대표는 “제작을 할 때는 분명 손해가 아닌 이익을 봐야하는 게 제작사의 입장이다. 작품이 망하면 회사도 망하고, 그 작품에 함께 한 소속 배우도 망하는 것이다. 하이리스크가 있는 것이다”라며 “회사에서 하는 것이라고 배우들도 다 덤벼들지 않는다. 지금은 매니지먼트에서 제작에 뛰어드는 초기 단계라서 자기 배우들의 비율이 좀더 있을 수 있지만 그 과정을 통해서 실패한 케이스가 많다면 아마도 그 비율은 더 줄어들고 자유로운 경쟁이 될 것으로 본다. 지금은 초기 산업이 점점 커지는 과도기적인 과정이라고 보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탄탄한 프로덕션 능력을 자랑하는 기존 제작사들의 곱지 않은 시선들도 있다. ‘판이 좁은 이 세계에 숟가락을 앉나’ ‘얼마나 잘 만드나 보자’ ‘제대로 된 프로덕션 능력도 없으면서 배우의 힘만 가지고 공동제작까지 하려고 한다’ 등등.

이에 대해 나병준 대표는 “처음에 영화 제작을 한다고 했을 때 주위에서 우려의 말들이 많았다”면서도 “하지만 아티스트 한 명이 연기뿐만 아니라 노래도 하고 춤도 추고 공연도 하면서 다양한 창구를 통해 수익을 내는 것처럼, 매니지먼트도 얼마든지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다고 본다. 욕먹을 콘텐츠가 아니라면 저희들의 시도를 무조건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또한 나병준 대표는 배우들과 직접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다보면서 기존의 시나리오보다 한발 더 앞서서 제작하고 싶은 소망이 커진다고 했다. 그는 “배우들에게는 하루에도 엄청나게 많은 작품들이 온다”라며 “좋은 작품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작품도 있다. 배우들과 커뮤니케이션을 하다보면, 그들이 직접 도전해보고 싶은 역할과 장르, 스토리들이 자연스럽게 이야기 된다. 그래서 내부에서 기획에 들어가기도 하고 자연스럽게 계속 발전시키다보면 제작과 연결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 매니지먼트 부가 사업, 일단 기본에 충실해야 

손석우 손석우 대표

▲ 손석우손석우 대표ⓒ BH엔터

손석우·나병준·심정운 대표는 매니지먼트를 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시작이자 끝인 배우들의 매니지먼트가 가장 우선이라는 말을 전했다.

심정운 대표는 “핵심 과업은 결국 매니지먼트다. 나 역시 지금까지도 한 달에 두 번은 대학로 공연을 보러 다닌다. 신인을 발굴하며 키우고, 기존 배우를 업그레이드 시키는 게 내 본업이다. 매니지먼트사가 부가 사업을 하는 건 나쁘지 않지만, 주위에 보면 본업에 소홀하면 부가사업의 결과도 안 좋더라. 그걸 주의했으면 좋겠다. 매니지먼트에 충실한 게 가장 큰 수익을 내는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나병준 대표는 “주위에서 ‘나병준은 이제 사업하느라 정신없으니 대본 안 보지?’라고 하시는 지인들도 있다. 하지만 제가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들어오는 시나리오는 다 읽는다. 작품을 읽지 않으면 배우들과 이야기를 할 수 없다. 경영을 하고 다른 사업들을 진행하더라도 아티스트를 지키지 못 하고는 사업을 할 수가 없다. 자주 얼굴을 보는 시간은 줄어들어도, 작품만큼은 꼭 다 챙겨본다”고 말했다.

매니지먼트의 기본에 우선 충실해야한다는 것 외에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안정적인 제작사로 거듭나기 위해 초반에는 공동제작 형태로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손석우 대표는 “제작을 10년, 20년 한 사람보다 내가 잘 할 수는 없다”라며 “공동제작 형태로 기존의 훌륭한 제작사들과의 공동작업이 굉장히 중요한 것 같다. 저희가 아티스트의 입장에서 기획·제안할 수 있는 부분들이 있고, 탄탄한 프로덕션 능력이 조합을 이루면 더 좋은 콘텐츠가 창출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아중·주원 주연의 영화 <온니유>를 공동제작하는 심정운 대표 또한 “앞으로 우리도 영화나 드라마 제작에 참여할 계획이지만 우리가 100을 다 하겠다는 게 아니라 각 분야의 전문가들과 함께 한다는 개념으로 참여를 하는 것이다”라며 “내가 가장 잘 하는 것은 결국 매니지먼트다. 말 그대로 콘텐츠 제작은 부가사업이기 때문에, 해당 전문가들을 모시고 수익을 나누는 셈이다. 그래야 시너지가 난다고 본다”고 전했다.